11월7일은 대학수학능력시험일이었다. 필자도 수능 세대인데 하루 대부분을 공부로 보냈던 고3 시절을 꽤 재밌고 흥미로운 시간으로 기억한다. 그 시절을 굉장히 지긋지긋하고 힘들었다고 기억하는 사람들이 많은 것으로 보아 필자의 이런 면은 꽤 특이하다고 말할 수 있을 것도 같은데, 〈최고의 공부〉(와이즈베리)와 〈공부 추진력〉(바다출판사)과 같은 책을 보니 그 이유를 어렴풋이 알 수 있었다.

〈최고의 공부〉에서는 심리학자 데시와 라이언의 실험을 소개한다. 두 그룹에게 소마 큐브를 가지고 놀라고 시킨다. 처음에는 두 그룹 모두 같은 시간 동안 소마 큐브를 가지고 논다. 두 번째에는 한 그룹에게 소마 큐브를 가지고 논 대가로 돈을 주니, 돈을 받은 그룹은 다른 그룹보다 오래 소마 큐브를 가지고 논다. 세 번째에는 다시 두 그룹 동일하게 돈을 안 준다.

 
놀랍게도 돈을 받았던 그룹 학생들이 소마 큐브를 가지고 노는 시간이 확연하게 떨어진다. 여기에 소마 큐브 놀이를 공부, 돈이라는 외적 동기를 성적으로 치환해보면 성적에 구애받지 않고 공부를 해야 공부를 더 꾸준히 잘할 수 있다는 것을 파악할 수 있다.

실제로 100여 명의 뛰어난 학생들을 인터뷰한 결과 “학문적 명예 같은 외적 보상에 매달리기보다는 배움의 순수한 기쁨, 창의적 인간으로서의 성장, 사회 참여를 추구한다”라는 공통점을 발견할 수 있었다고 한다. 실제로 필자도 당시 성적보다는 어른이 되었을 때의 모습(교양 있고 타인에게 도움이 되는)을 상상하며, 그렇게 되기 위해서는 지금 배우고 공부하는 것들을 꼭 알아야 한다는 생각으로 임했고, 배우고 알아가는 자체가 기쁨이었다.

기자명 김정희 (콘텐츠 디자이너) 다른기사 보기 editor@sisai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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