특집


‘7시간’에 부르르 떨더니 예산을 와르르 깎네


BH 건드리면 ‘위헌’이었어?

 

4월16일에 가라앉은 진실


유가족은 몰랐던 ‘없어진 닻’

 

 

 

세월호 선체가 인양 과정에서 훼손됐다는 주장이 제기됐다. 한 유가족은 “침몰 원인을 밝힐 핵심 구조물이 해체됐다. 선체를 인양하더라도 온전한 진상 규명은 이미 물 건너간 것 아닌가”라고 반문했다.

세월호참사 특별조사위원회(특조위)는 11월19일부터 세월호 선체를 수중 촬영했다. 특조위가 독자적으로 선체 촬영에 나선 것은 처음이다. 특조위는 지난 8월부터 수중 촬영 계획을 세우고 해수부에 협조를 구해왔지만, 해수부는 ‘인양 일정에 차질이 생긴다’는 이유로 번번이 허가하지 않았다.

이번 특조위 선체 조사에는 유가족도 동행했다. 그런데 수중 촬영 영상을 확인한 유가족들은 선체에서 앵커(닻)가 제거된 사실을 발견했다. 앵커는 배를 세울 때 쓰는 구조물이다. 일각에서는 닻을 내린 채 기울어진 세월호 선체 사진을 근거로 ‘고의 침몰설’을 주장하기도 한다. 한 유가족은 “앵커는 ‘핵심 증거물’이다. 증거 훼손이 의심되고, 작업 과정 전반을 제대로 알 수 없어서 답답하다”라고 말했다.

해양수산부 측은 앵커 해체가 ‘필요한 조치’였다고 밝혔다. 해수부 관계자는 〈시사IN〉과의 통화에서 “앵커는 무게 때문에 인양에 방해가 된다. 따로 떼어내서 인근 바지선에 보관하고 있다. 작업 전에 가족협의회와 특조위에 전달한 사항이다”라고 말했다.

ⓒ세월호참사 특별조사위원회 제공11월19일 세월호 선체 조사에 착수한 특조위가 세월호 선체의 외부 모습 일부를 공개했다.

4·16세월호참사 가족대책협의회(가대협) 측 이야기는 다르다. 장동원 가대협 진상규명분과팀장은 “구조물 해체 작업 이전에 해수부로부터 통보를 받은 바 없다. 수중 촬영 마지막 날에야 ‘성공적인 인양작업을 위해 선체 구조물 일부 제거 등은 불가피’라고 쓰인 문건을 입수했다. 그마저도 가대협이 아니라 유가족 개인이 얻은 것이다”라고 말했다.

특조위도 이러한 상황을 알고 있다. 권영빈 특조위 진상규명소위원장은 12월3일 열린 기자간담회에서 “세월호 인양 준비작업 과정에서 인양업체인 상하이샐비지에 의한 선체 훼손이 상당히 심각한 문제가 아닌가 하는 의심이 든다. 종합적으로 고려해볼 때 상하이샐비지에만 작업을 맡겨둘 수는 없다. 인양 후 선체조사뿐만 아니라, 인양 과정 전체를 특조위가 직접 조사하고 감시할 수 있어야 한다”라고 말했다.

기자명 이상원 기자 다른기사 보기 prodeo@sisai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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